본문 바로가기
부모교육

친구를 무는 아이, 모두 같은 이유는 아닙니다|어린이집 교사가 정말 중요하게 보는 기준

by 밤별T 2026. 6. 26.

AI 우리 아이 괜찮은 걸까요? 이미지

친구를 무는 아이는 모두 같은 이유일까요?

교실에서 만난 여섯 명의 아이, 여섯 가지 다른 이야기

처음 어린이집에서 근무할 때는 저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친구를 무는 아이는 성격이 조금 강한 걸까?'

하지만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은 같아도, 그 안에 담긴 이유는 모두 달랐습니다.

교실에서는 같은 '무는 행동'도 아이마다 전혀 다른 언어로 읽어야 했습니다.


첫 번째 아이

"이건 내 거야."

자동차를 정말 좋아하던 아이였습니다.

매일 같은 자동차를 가지고 놀았고, 놀이가 시작되면 누구보다 집중했습니다.

문제는 친구가 가까이 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친구가 자동차를 잡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고, 손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를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양보를 싫어하는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장난감을 빼앗기기 전에 이미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사는 장난감을 양보시키기보다 먼저 말을 알려주었습니다.

"나 먼저."

"조금 있다 줄게."

몇 주가 지나자 아이는 무는 행동보다 말을 먼저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아이는 공격적인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것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었습니다.


두 번째 아이

좋아해서 더 가까이 가고 싶었습니다.

조금 의외일 수도 있습니다.

친구를 가장 자주 물던 아이는 사실 그 친구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등원하면 가장 먼저 찾았고,

산책할 때도 손을 잡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친구를 꼭 안다가,

갑자기 어깨를 물곤 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싸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표정은 웃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사는 아이에게 새로운 표현을 알려주었습니다.

"안아도 될까?"

"같이 놀자."

"손잡자."

그 후 아이는 친구를 무는 대신 손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지자 행동도 달라졌습니다.


세 번째 아이

유독 피곤한 날만 친구를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매일 그러는 것도 아니었고,

특정 친구에게만 그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낮잠을 잘 자지 못한 날,

아침 일찍 등원한 날,

몸이 피곤한 날이면 갈등을 견디는 힘이 훨씬 약해졌습니다.

평소라면 참을 수 있었던 일도 그날은 무는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이후에는 아이의 컨디션을 조금 더 세심하게 살폈습니다.

충분히 쉬고 난 날에는 갈등 상황에서도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행동보다 몸의 상태가 먼저 원인이었던 경우였습니다.


네 번째 아이

새 학기 첫 달에만 친구를 물었습니다.

3월이 되면 교실은 낯선 얼굴들로 가득합니다.

새로운 친구.

새로운 교사.

새로운 공간.

한 아이는 등원 후 일주일 동안 친구를 세 번 물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4월이 되자 그런 행동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교실이 익숙해지고,

친구 이름을 외우고,

생활이 안정되면서 마음도 함께 안정된 것입니다.

적응이 끝나자 행동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습니다.


다섯 번째 아이

말보다 행동이 더 빨랐던 아이

"싫어."

"안 돼."

"기다려."

이 세 마디만 할 수 있었어도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는 마음은 있었지만 말이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장난감을 가져가면 입보다 손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교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싫어요."

"나 먼저."

"같이 쓰자."

어느 날 아이가 처음으로 "싫어."라고 말했을 때,

교실에서는 아무도 울지 않았습니다.

그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아주 큰 성장의 시작이었습니다.


여섯 번째 아이

교사가 조금 더 오래 지켜본 아이

이 아이는 조금 달랐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친구를 물었습니다.

특정 상황이 아니라 갑자기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친구가 가까이 오기만 해도 긴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교사는 부모님과 함께 오랜 시간 관찰했습니다.

놀이 상황,

식사 시간,

낮잠,

가정에서의 모습까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필요한 상담과 지원도 이어졌습니다.

시간은 조금 더 걸렸지만,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자 조금씩 안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교사는 한 번의 행동보다 반복되는 패턴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여섯 명의 아이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교실에서 만난 여섯 명의 아이는 모두 친구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여섯 명 모두 이유는 달랐습니다.

누군가는 불안해서,

누군가는 좋아해서,

누군가는 피곤해서,

누군가는 말이 부족해서,

누군가는 새로운 환경이 힘들어서,

누군가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께 늘 같은 말씀을 드립니다.

"무는 행동만 보지 말고, 그 행동이 시작된 이유를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그 이유를 찾는 순간부터 아이를 돕는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오래 기억하는 것은

교실에서 저는 친구를 문 아이보다,

며칠 뒤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같이 놀자."

라고 말하던 아이를 더 오래 기억합니다.

아이들은 행동으로만 성장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그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때,

비로소 관계도 함께 자라기 시작합니다.


교사가 정말 걱정하는 무는 행동은 따로 있습니다

부모님이 불안해하는 기준과 교사가 관찰하는 기준은 조금 다릅니다.

하원 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님들은 비슷한 질문을 하십니다.

"한 번 문 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는 걸까요?"

"병원에 가봐야 하나요?"

"친구를 자꾸 물면 공격적인 아이가 되는 건 아닐까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누구라도 내 아이가 다른 친구를 다치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교실에서 교사는 **'한 번 물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아이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행동이 언제, 어떻게, 얼마나 반복되는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저는 아이의 '다음 행동'을 더 오래 봅니다.

친구를 문 뒤,

아이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이 질문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어떤 아이는 놀라서 울음을 터뜨립니다.

어떤 아이는 친구를 계속 바라봅니다.

어떤 아이는 교사 뒤로 숨습니다.

또 어떤 아이는 친구에게 다가가 장난감을 건네주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은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작은 신호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무는 행동보다 그 이후의 모습을 더 오래 지켜봅니다.


교실에서 조금 더 세심하게 관찰하는 경우

몇 번의 갈등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충분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봅니다.

첫째,

특별한 이유 없이 반복해서 무는 경우입니다.

장난감 갈등도,

순서를 기다리는 상황도 아닌데 갑자기 친구를 무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원인을 함께 찾아봅니다.

둘째,

말보다 행동이 계속 먼저 나오는 경우입니다.

교사가 여러 번 언어 표현을 알려주고, 같은 경험을 반복했는데도 전혀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어려움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셋째,

친구와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입니다.

무는 행동 이후에도 친구를 계속 피하거나, 반대로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이 이어진다면 교사와 부모가 함께 관찰하게 됩니다.

넷째,

생활 전반에서도 어려움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놀이뿐 아니라 식사, 낮잠, 전환 활동, 감정 조절 등 여러 상황에서 어려움이 함께 보인다면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 행동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교사는 아이의 하루를 함께 보며 여러 모습을 연결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반대로 부모님이 안심하셔도 되는 모습도 있습니다.

친구를 한 번 물었지만,

그 뒤에 친구와 다시 놀 수 있습니다.

교사의 도움을 받아 "미안해."라고 말하거나,

장난감을 건네주기도 합니다.

며칠 뒤에는

"나 먼저."

"같이 놀자."

같은 말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변화가 보인다면 아이는 이미 배우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교실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많이 만납니다.

실수는 했지만, 그 실수를 통해 관계를 배우는 아이들입니다.


교사의 메모장에는 이런 기록이 남습니다.

○○는 또래와 갈등 상황에서 친구를 무는 행동을 보였음.

이후 교사의 지원을 받아 친구의 표정을 바라보며 상황을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음.

오후 놀이에서는 언어 표현을 시도하며 갈등을 해결하려는 모습이 관찰됨.

지속적인 언어적 모델링과 또래 상호작용 지원이 필요함.

이 기록은 '문 행동'을 적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변화를 기록하기 위한 기록입니다.


부모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

아이들은 실수를 통해 배웁니다.

어른도 화가 나면 말이 거칠어질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그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왜 그랬어?"

보다

"그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를 함께 찾아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는 경험을 할수록,

행동은 조금씩 말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교사는 부모와 같은 편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님께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혼자 해결하시려고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린이집과 가정이 같은 방향으로 아이를 도우면,

아이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달라집니다.

교사는 교실에서 아이를 관찰하고,

부모는 집에서 아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합니다.

두 시선이 만나면 아이를 훨씬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 제가 가장 많이 느끼는 것

저는 아이가 친구를 문 날보다,

그다음 날 친구를 바라보며 망설이던 모습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망설임 끝에

"나 먼저."

라고 말했던 순간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성장은 늘 거창하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말 한마디,

기다림 몇 초,

친구에게 다시 다가가는 용기.

교실에서는 그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아이를 성장시킵니다.


다음 편 예고

집에서는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마지막 장에서는 부모님이 오늘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담겠습니다.

  • 아이를 혼내기 전에 먼저 해야 할 말
  • 집에서 놀이처럼 연습하는 갈등 해결 방법
  • 절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말
  • 교사가 부모님께 가장 많이 부탁드리는 한 가지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제가 아직도 잊지 못하는 한 장면으로 이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