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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교육

가을 자연물로 뭐 하고 놀까?|영아부터 유아까지 이어지는 어린이집 가을놀이

by 밤별T 2026. 8. 21.

낙엽, 솔방울, 나뭇가지 등 가을 자연물로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놀 수 있을까요? 영아의 감각탐색부터 유아의 구성·과학·빛놀이까지 자연물 하나로 놀이를 이어가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가을 산책을 나갑니다.

아이들이 낙엽을 발견합니다.

“선생님! 빨간색이에요!”

조금 뒤.

“선생님! 이것도!”

“선생님! 솔방울!”

“선생님! 나뭇가지!”

돌아오는 길이면 교사의 양손에는 어느새 가을이 한가득입니다.

그리고 교실에 도착합니다.

자.

이걸로 뭘 하지?

낙엽 왕관?

낙엽 얼굴?

나뭇잎 붙이기?

물론 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자연물을 보자마자 무엇을 ‘만들지’부터 정하지 않겠습니다.

아이들이 가져온 자연물을 교실 한쪽에 놓아두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조금 기다려보겠습니다.


1일 차|일단 가져왔습니다

산책에서 주운 자연물을 교실로 가져왔습니다.

먼저 상태를 살펴봅니다.

너무 작거나,

날카롭거나,

곰팡이가 있거나,

벌레가 있거나,

오염된 자연물은 놀이재료에서 제외합니다.

특히 영아반은 입으로 탐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작은 열매류나 작은 자연물을 무심코 제공하지 않습니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연물만 남깁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

아직 아무것도 만들지 않습니다.

낮은 테이블이나 바닥에 자연물을 놓아봅니다.

바구니 몇 개.

투명한 트레이.

돋보기 정도만 함께 둡니다.

교사가

“오늘은 가을 자연물 관찰활동을 해볼 거예요.”

라고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들이 먼저 다가옵니다.


2일 차|영아는 먼저 만져봅니다

만 0~2세에게 자연물은 ‘가을에 대해 배우는 교재’이기 전에 새로운 감각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 낙엽 바스락길

안전하게 확인한 큰 낙엽을 활용합니다.

만지고,

구기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어봅니다.

걷기가 가능한 영아라면 안전하게 구성한 낙엽 위를 걸어볼 수도 있습니다.

바스락.

바스락.

교사가 묻습니다.

“무슨 소리가 나?”

정답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아이의 발이 다시 움직입니다.

그게 다음 놀이입니다.

 

「만 0세는 어린이집에서 뭘 하고 놀까요?」


🧺 담았다가 쏟았다가

큰 자연물과 바구니를 준비합니다.

담습니다.

쏟습니다.

또 담습니다.

다시 쏟습니다.

어른의 눈에는

‘왜 계속 쏟지?’

싶을 수 있습니다.

영아에게는 그 반복 자체가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교사는

“가득 담았네.”

“우르르 떨어졌어.”

처럼 아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을 짧게 말로 연결해 줍니다.


🌰 솔방울 데굴데굴

연령에 적합한 크기의 안전한 자연물을 골라 굴려봅니다.

경사진 판을 함께 제공하면 어떻게 될까요?

굴러갑니다.

다시 올립니다.

또 굴립니다.

자동차도 굴려봅니다.

공도 굴려봅니다.

자연스럽게

“어떤 것이 잘 굴러갈까?”

라는 탐색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3일 차|유아는 자연물을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만 3~5세 교실에서는 조금 다른 장면이 나타납니다.

“이게 더 커.”

“이건 색깔이 달라.”

“이건 구멍이 있어.”

“선생님, 여기 줄이 있어요.”

그 순간 자연물은 그냥 재료가 아니라 관찰대상이 됩니다.

🔎 우리 반 가을 연구소

거창한 과학실을 만들 필요 없습니다.

돋보기,

투명한 트레이,

자연물,

종이와 그리기 도구 정도면 충분합니다.

아이들이 자세히 살펴봅니다.

낙엽의 선을 따라가고,

앞뒤를 비교하고,

솔방울 틈을 들여다봅니다.

교사가 먼저

“이건 잎맥이야.”

라고 설명하기 전에 물어봅니다.

“어떤 게 보여?”

아이의 발견부터 듣습니다.

가을 잎사귀 자연 관찰 책상


4일 차|갑자기 분류가 시작됩니다

어느 아이가 빨간 낙엽만 한 곳에 모읍니다.

다른 아이는 큰 것과 작은 것을 나눕니다.

교사가

“오늘은 자연물을 분류해 봅시다.”

라고 계획하지 않았는데 이미 분류가 시작됐습니다.

🍁 아이들이 만드는 가을 분류표

색깔별로.

크기별로.

모양별로.

종류별로.

아이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건 어디에 놓을까?”

두 가지 특징을 가진 자연물이 등장하면 의견이 갈릴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 좋은 대화거리입니다.

정답표에 맞게 나누는 것보다 아이가 어떤 기준으로 나누었는지 이야기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만 3세 놀이 관찰, 무엇을 봐야 할까?」


5일 차|자연물이 길이 됩니다

블록영역 근처에 자연물을 조금 놓아봅니다.

아이 하나가 나뭇가지를 길게 연결합니다.

친구가 돌을 가져옵니다.

또 다른 아이가 블록을 가져옵니다.

어느 순간 길이 만들어집니다.

자동차가 등장합니다.

집이 생깁니다.

🏘️ 자연물로 만드는 우리 동네

나뭇가지는 길.

돌은 산.

낙엽은 공원.

솔방울은 나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사가 미리

“솔방울은 나무로 사용하세요.”

라고 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아이에게 솔방울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케이크가 될 수도 있고,

자동차를 막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연물에는 정해진 사용법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햇살 가득한 가을 숲속 미니어처 마을


6일 차|가을 가게가 열렸습니다

자연물을 계속 사용하다 보니 누군가 말합니다.

“이거 팔아요.”

좋습니다.

이번에는 역할놀이로 갑니다.

🛒 가을 재료상점

바구니를 놓습니다.

아이들이 자연물을 진열합니다.

“낙엽 얼마예요?”

“세 개 주세요.”

종이가 등장합니다.

가격표를 만듭니다.

가방이 등장합니다.

장을 봅니다.

처음에는 자연탐색이었는데,

이제 언어,

수,

역할,

또래 상호작용이 놀이 안으로 들어옵니다.

교사가 영역별 활동을 하나씩 따로 준비하지 않았는데 놀이가 스스로 영역을 건너갑니다.


7일 차|빛을 만나면 또 달라집니다

이번에는 낙엽을 창가로 가져갑니다.

햇빛에 비춰봅니다.

“선생님! 여기 보여요.”

색이 달라 보입니다.

선이 더 잘 보입니다.

☀️ 자연물 빛 연구소

투명한 판이나 창,

안전한 라이트테이블 등이 있다면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겹쳐보고,

빛에 비춰보고,

그림자를 만들어봅니다.

유아가 자연물의 윤곽을 따라 그려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완성작품을 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빛을 만나 자연물이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지 충분히 경험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햇살과 나뭇잎 그림자의 따뜻한 방


8일 차|그림자가 재미있어졌습니다

햇빛이 들어오는 곳에 나뭇가지를 세워봅니다.

그림자가 생깁니다.

아이들이 움직입니다.

그림자도 움직입니다.

🌿 나뭇가지 그림자 연구소

나뭇가지,

솔방울,

낙엽을 놓고 그림자를 비교합니다.

“이건 왜 길어졌지?”

시간을 달리해 같은 장소에서 다시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 비교해도 좋습니다.

어느 순간 가을놀이가 자연스럽게 빛과 그림자 탐구로 넘어갑니다.


9일 차|경사로가 등장했습니다

솔방울을 굴렸던 아이들이 다시 놀이합니다.

이번에는 블록을 가져와 경사로를 만듭니다.

🛝 솔방울 경사로 실험

낮게.

조금 높게.

더 높게.

굴려봅니다.

솔방울뿐 아니라 다른 안전한 자연물도 함께 놓아봅니다.

“어떤 게 제일 멀리 갔어?”

교사는 답을 알려주기보다 아이가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기다립니다.

경사로 높이를 바꾸고,

출발 위치를 바꾸고,

다른 물체와 비교합니다.

자연물이 어느새 작은 과학실험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10일 차|자연물 박물관이 생겼습니다

며칠 동안 모은 자연물이 꽤 많아졌습니다.

그때 아이들과 이야기합니다.

“우리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누군가 말할 수 있습니다.

“전시해요.”

🏛️ 우리 반 가을박물관

마음에 드는 자연물을 고릅니다.

놓을 자리를 정합니다.

이름을 붙여봅니다.

“구멍 난 나뭇잎.”

“엄청 큰 솔방울.”

“하트 돌.”

정확한 학술명보다 아이들이 발견한 특징을 이름으로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친구에게 소개합니다.

다른 반을 초대할 수도 있습니다.

며칠 동안 이어졌던 자연물놀이가 하나의 공유 경험으로 연결됩니다.

낮은 원목 선반에 자연물이 종류별로 전시되어 있고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것처럼 보이는 작은 빈 종이 라벨이 놓인 가을 미니박물관


자연물은 꼭 작품이 되어야 할까요?

가을이 되면 교사에게 묘한 압박이 찾아옵니다.

낙엽을 주웠으니 뭔가 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솔방울을 가져왔으니 뭔가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도토리가 있으니 작품 하나쯤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연물이 꼭 작품의 재료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지고,

비교하고,

옮기고,

굴리고,

쌓고,

빛에 비추고,

가게에서 팔고,

길을 만들고,

다시 바깥으로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완성된 결과물이 없어도 놀이는 충분히 일어났습니다.


영아와 유아에게 같은 자연물을 준다면?

같은 낙엽 하나도 놀이가 다릅니다.

만 0~1세

바라보고,

만지고,

소리를 듣고,

교사와 함께 반응합니다.

만 2세

담고,

옮기고,

쏟고,

걷고,

간단한 역할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만 3세

비교하고,

구성하고,

놀이 속에서 다른 사물로 사용합니다.

만 4세

친구와 놀이방법을 만들고,

분류기준을 생각하며,

구성놀이를 확장합니다.

만 5세

관찰한 것을 기록하고,

가설을 세워보고,

비교하거나 친구에게 설명하는 놀이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령이 올라간다고 반드시 더 어려운 ‘활동’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재료를 아이가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자연물을 제공하기 전에는 이것부터

자연물은 자연에서 왔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재료는 아닙니다.

교사가 먼저 확인합니다.

✔ 너무 작은 자연물은 없는가?

✔ 날카롭거나 뾰족한 부분은 없는가?

✔ 벌레나 곰팡이는 없는가?

✔ 오염된 것은 아닌가?

✔ 아이가 입에 넣을 가능성이 있는가?

✔ 특정 식물이나 자연물로 인한 알레르기 가능성은 없는가?

특히 영아에게 작은 도토리나 열매류를 그대로 자유롭게 제공하는 것은 삼킴·질식 위험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쁜 놀이보다 안전이 먼저입니다.


산책 나가기 전 교사의 작은 가방

가을 산책을 갈 때 거창한 준비물은 필요 없습니다.

작은 바구니.

투명 수집통.

돋보기 몇 개.

사진을 남길 도구.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하나.

다 가져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꽃이 예쁘다고 모두 꺾지 않고,

나뭇가지가 재미있다고 살아 있는 가지를 부러뜨리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서 보고,

만져보고,

사진으로 남기고,

다시 두고 오는 경험도 자연탐색입니다.


교사가 자연물을 너무 빨리 ‘활동’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낙엽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낙엽 왕관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만져봤습니다.

소리를 들었습니다.

친구와 비교했습니다.

분류했습니다.

길을 만들었습니다.

가게를 열었습니다.

빛에 비춰봤습니다.

경사로에서 굴렸습니다.

박물관까지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낙엽 한 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놀이가 열흘을 여행했습니다.

가을놀이를 준비하면서

“이걸로 무엇을 만들어줄까?”

보다 먼저 물어보면 좋은 질문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걸로 무엇을 하려고 할까?”

교사가 답을 조금 늦게 정하면,

아이들의 답이 먼저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올가을에는 완성된 작품 하나보다

교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조금씩 모습이 달라지는 자연물 하나를 오래 바라봐도 좋겠습니다.

그 작은 낙엽 한 장이 생각보다 꽤 멀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