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방학이 끝나고 아이들이 다시 교실로 돌아오면
왠지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기분이 듭니다.
아이들도 방학 전과 조금 달라져 있어요.
한동안 떨어져 있어서인지 등원할 때 엄마를 찾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가워 하루 종일 붙어 다니기도 합니다.
교사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들과 다시 생활 리듬을 맞추면서
교실 환경도 살펴봐야 하고, 관찰기록도 챙겨야 하고,
조금 있으면 부모상담도 준비해야 합니다.
거기에 9월 행사가 있는 원이라면 행사 준비까지 슬슬 시작되지요.
그래서 저는 2학기가 시작될 때
무언가를 한꺼번에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해두면 다음 달의 내가 조금 편해지는 것’부터 하나씩 정리하는 편입니다.
올해도 9월을 앞두고 책상 앞에 앉아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적어보았습니다.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부터 다시 봅니다
2학기 준비라고 하면 먼저 서류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제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아이들입니다.
방학 전에는 혼자 잘하던 아이가 갑자기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친구 관계가 조금 달라져 있기도 해요.
놀이도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자동차만 가지고 놀던 아이가 역할놀이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늘 친구와 함께 놀던 아이가 혼자 조용히 놀이하는 시간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며칠 동안은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보다
요즘 무엇을 좋아하는지,
누구와 자주 어울리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려움을 보이는지
천천히 다시 살펴봅니다.
이때 발견한 모습들이 나중에 관찰기록을 작성하거나 부모님과 상담할 때 꽤 중요한 이야기가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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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도 지금 아이들에게 맞는지 다시 봅니다
방학 전에 정리해 둔 교실이라고 해서
그대로 2학기를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아이들이 요즘 오래 머무는 공간은 어디인지,
잘 사용하지 않는 놀잇감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놀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곳은 굳이 정리하지 않고 남겨두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블록 영역에서 자동차 길 만들기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면
길을 더 확장할 수 있는 블록이나 표지판, 자연물 등을 살짝 더해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몇 주째 손이 가지 않는 놀잇감은 위치를 바꿔보거나 잠시 빼두기도 합니다.
교실을 예쁘게 다시 꾸미는 것보다
지금 우리 반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고 조금씩 바꾸는 것.
2학기 환경구성은 저는 이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슬슬 부모상담을 준비합니다
9월이 가까워지면 빼놓을 수 없는 일이 있지요.
바로 하반기 부모상담입니다.
상담일이 정해지고 나서 급하게 아이들의 기록을 찾아보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일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 직전에 몰아서 준비하기보다
미리 아이별로 메모를 조금씩 모아두는 편이 훨씬 편했습니다.
예를 들면 거창한 기록이 아니라 이런 정도예요.
요즘 좋아하는 놀이 / 친한 친구 / 스스로 할 수 있게 된 것 / 식사·낮잠·정리 등의 생활습관 / 감정 표현 / 도움이 필요한 부분
이렇게 간단하게 적어둡니다.
나중에 상담자료를 만들 때 보면
그동안 아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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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일지도 한 번 확인해 봅니다
그리고 저는 이때쯤 관찰기록도 한번 펼쳐봅니다.
밀린 기록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가 하나 있어요.
특정 아이의 비슷한 모습만 계속 기록하고 있지는 않은지 보는 것입니다.
놀이를 잘하는 아이는 놀이 장면만 계속 적게 되고,
친구와 갈등이 잦은 아이는 갈등 상황만 기록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몇 달 기록이 쌓이면
실제로는 여러 모습을 가진 아이인데 기록 속에서는 한 가지 모습만 남을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2학기에는 일부러 다른 장면도 보려고 합니다.
놀이, 일상생활, 또래관계, 의사표현, 새로운 시도….
한 아이를 여러 방향에서 바라본 기록이 모였을 때
비로소 그 아이의 변화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9월 행사도 달력에 미리 표시해 둡니다
2학기는 유난히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9월을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추석이 오고, 가을행사를 준비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월간 일정을 보면서 행사 준비가 필요한 날을 먼저 표시해 둡니다.
특히 부모님께 미리 알려야 하는 행사가 있다면
안내문을 언제 보내야 하는지도 함께 적어둡니다.
행사 당일만 달력에 적어두면
결국 며칠 전에 부랴부랴 안내문을 만들게 되는 일이 생기거든요. 😂
이번처럼 추석이 있는 시기라면
전통놀이, 우리나라 음식, 자연물 놀이처럼 아이들의 놀이와 연결할 수 있는 것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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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제를 앞두고 있다면 새로 만들기보다 먼저 확인합니다
평가를 앞두고 있는 어린이집이라면
2학기가 시작될 때 마음이 조금 더 분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평가 준비를 한다고 갑자기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기 시작하면 교사만 지칩니다.
평소 작성하던 보육일지와 관찰기록,
아이들의 실제 놀이 모습,
교사의 상호작용과 일상적인 환경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도 평가 관련 자료를 정리하면서 느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평가를 위해 만들어놓은 하루가 아니라 평소 우리 반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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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책상도 한번 정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정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책상입니다.
왜 학기가 조금만 지나면
출력물과 포스트잇과 이름 모를 종이가 번식하고 있는 걸까요. 😂
필요 없는 출력물은 버리고,
상담 관련 자료는 한 곳에 모아두고,
앞으로 자주 사용할 서류는 바로 꺼낼 수 있게 정리해 둡니다.
컴퓨터 폴더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종
진짜최종
진짜최종수정
진짜진짜최종 2
이런 파일이 생기기 전에 말이지요. 😅
학기별, 행사별, 상담, 관찰기록처럼 큰 폴더만이라도 나누어두면 나중에 자료를 찾는 시간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모든 걸 9월 전에 끝낼 필요는 없습니다
적어놓고 보면 또 할 일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걸 전부 하루에 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놀이를 조금 더 살펴보고,
내일은 관찰기록을 한번 확인하고,
시간이 생기면 상담 메모를 정리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교사의 2학기 준비는
교실을 새것처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아이들의 지금을 다시 바라보고
앞으로의 생활을 조금 편하게 준비해 두는 과정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저도 하나씩 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다 해놓았다고 생각한 순간
또 해야 할 일이 하나 떠오르겠지만요. :)
그래도 미리 해둔 작은 준비 하나가
바쁜 9월의 나를 꽤 많이 도와주겠지요.
9월 전, 저는 이것부터 확인해요
☐ 방학 후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
☐ 최근 놀이와 교실 환경
☐ 부모상담을 위한 아이별 메모
☐ 관찰기록에서 빠진 모습
☐ 9~10월 행사 일정
☐ 평가 관련 일정과 평소 기록
☐ 교사 책상과 컴퓨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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