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린이집 교사의 번아웃에 관련한 글을 적어보려 해요.
어린이집 교사에게 번아웃은 갑자기 오는 소나기 같은 것이 아니에요.
하루하루 쌓이다가, 어느 순간 아주 조용하게 마음의 문을 두드리거든요.
[오늘 하루도 무사히 끝냈다!]라는 말이
어느 순간 [오늘도 그냥 버텨냈다.]로 바뀌는 순간,
그게 바로 시작되고 있음을 말이죠...
아무 일도 없었는데 유난히 지치고 피곤한 날
반 아이도 크게 울지 않았고
부모님들의 민원도 없었고
행사도 없었던 날,
그런데 집에 와서 가방을 내려놓는 순간 몸이 툭툭 꺼지는 느낌이 든다면
▶번아웃 신호!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친 상태로 [아무 일도 없었는데 피곤하다.]는 건 회복력이 떨어졌다는 뜻!
▶ 버티는 방법
이 시기엔 [열심히]보다는 [덜 쓰는 것]이 중요해요!
-퇴근 후 반성 금지
-내일 계획 머릿속으로 미리 계획하지 않기
-집에서는 교사가 아닌 한 사람의 개인으로 있기
발달평가/관찰일지가 나를 평가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
아이를 평가하는 문서인데 내가 평가받는 기분이 드는 경우가 있어요.
-이 문장 괜찮을까?
-부모가 오해하지 않을까?
-작년이랑 너무 비슷한데...
▶번아웃 신호!
문서가 [업무]가 아닌 심리적 압박이 되었을 때!
▶ 버티는 방법
-완벽한 문장보다는 [안전한 문장] 선택하기
-내 말투 100% 대신 [공식 문장 70% + 나의 말 30%]가 적당!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기준을 스스로 허용하기
아이보다 어른의 눈치를 더 보게 될 때
아이랑 눈 마주치는 시간보다 문자 알림, 단톡방, 전화벨에 더 긴장하게 되는 순간이 와요.
▶번아웃 신호!
돌봄의 중심이 아이에서 [관계 관리]로 이동했다는 신호!
▶ 버티는 방법
-모든 요구에 즉각 반응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확인 후 안내드리겠습니다.]는 충분히 좋은 답변이 될 수 있어요.
-교사는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돌보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해요!
[그래도 이게 내 일이지..]라는 말을 자주 할 때
이 말은 교사로서의 다짐처럼 들리는 말이겠지만
사실은 [자기 설득] 일 때가 더 많아요.
▶번아웃 신호!
싫다는 감정을 눌러두고 계속 넘기고 있을 때!
▶ 버티는 방법
-힘들다는 말을 더는 [속으로만 하지 않기]
-동료에게 짧게라도 말로 꺼내어 이야기 나누기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건 나의 나약함이 아니라 [경고등 스위치가 켜졌다]는 걸 인정하기
그래도 다시 아이들 때문에 웃게 되는 순간순간들
번아웃 속에서도 아이들이 건네는 말 하나하나, 눈빛 하나하나에 마음이 잠깐이지만 눈 녹듯 풀릴 때가 있어요.
그 순간이 있어서 우리 교사들은 또 하루를 출근하죠.
▶중요한 건!
[그 순간 하나로 모든 걸 버티려 하지 않는 것]이랍니다.
어린이집 교사가 오래 버티기 위한 진짜 방법?!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지치지 않게] 하기
-모든 아이를 책임지려 하지 않기
-오늘의 나를 내일의 나에게 넘겨주기
-이 일을 힘들어하는 나도 [충분히 좋은 교사]라는 걸 인정하기
누구나 아는 이야기잖아. 너무 쉽지 않아? 이 말은 누군들 못 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근데 원래 쉬운 게 그리고 알고 있던 걸 실천으로 연계하기가 매우 어려울 때 있잖아요.
이때가 그럴 때 일거예요.
저는 솔직히 이때에 [이거 하나 버티지 못해?] 라며 좀 많이 채찍질을 했어요.
괜한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오기로 넘겼어요. 오히려 아무 생각 안 들게 더 일하고 더 계획하고
저 방법들과 좀 반대로 했던 것 같아요. 저처럼 오기로 넘기는 사람도 있을 거고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예요.
시간 지나 느끼는 건데 모든 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냥 그 순간순간 감당하기 어려운 건
[아 몰라!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난 여기까지 끝!]이라는 생각을 교사 5년 차가 되고서야 내려놓게 됐다랄까? 하하
마지막으로
어린이집 교사는 늘 아이의 하루를 지켜주고 돌보지만 정작 나의 하루는 잘 지켜주지 않고 돌아보지 못하는 거 같아요.
번아웃은 [도망쳐.]라는 신호가 아니라
도로에 있는 신호등의 빨간불처럼 [잠깐 멈추라는 신호] 일 수도 있어요!
오늘은
[그래도 잘 버텨냈다.]는 말 대신
[오늘 하루 나 자신 애썼다!]는 말을 나에게 먼저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