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 3세면 어느 정도 말을 해야 하나요?”
“만 4세인데 있었던 일을 잘 설명하지 못해요.”
“만 5세면 긴 문장으로 이야기해야 하나요?”
아이의 언어발달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쉬운 것이 ‘얼마나 많은 단어를 알고 있는지’, ‘몇 단어로 문장을 만드는지’입니다.
하지만 유아기의 언어발달은 단어와 문장의 길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고, 경험을 이야기하고, 친구와 놀이방법을 의논하는 것까지 모두 언어발달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만 3세부터 만 5세까지는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것’에서 ‘언어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의사소통이 풍성해지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만 3세, 만 4세, 만 5세 아이들에게 일상과 놀이에서 어떤 언어·의사소통 모습이 나타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만 0세~만 5세 연령별 발달 특징 총정리|신체·언어·사회성·인지 한눈에 보기」
→ 아이의 전반적인 연령별 발달 특징이 궁금하다면 함께 읽어보세요.
언어발달은 ‘몇 단어를 말하느냐’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언어발달을 살펴볼 때는 크게 두 가지를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생각이나 요구를 표현하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유아기가 되면 한 가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바로 상대방과 언어를 주고받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많은 단어를 알고 있어도 다른 사람의 질문을 이해하거나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용하는 문장이 비교적 짧더라도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요구를 적절하게 표현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언어발달을 볼 때는
얼마나 말하는가
뿐 아니라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고, 주고받는가
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 3세 언어발달 특징
만 3세 무렵에는 아이의 말이 일상생활과 놀이에서 훨씬 적극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것에서 조금씩 벗어나 자신이 경험한 일이나 궁금한 것을 말로 표현하는 모습이 많아집니다.
1. 대화를 주고받는 경험이 늘어납니다
“오늘 뭐 먹었어?”
“밥 먹었어.”
“누구랑 먹었어?”
“친구랑!”
이렇게 상대방과 말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아직 이야기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튀기도 하고 상대방의 질문과 조금 다른 대답을 하기도 하지만, 혼자 말하는 것에서 상대방과 말을 주고받는 의사소통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CDC에서도 만 3세의 언어·의사소통 모습으로 두 번 이상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 “왜?”, “뭐야?”, “어디 있어?” 질문이 많아집니다
만 3세 교실에서는 질문이 쉴 새 없이 날아오기도 합니다.
“이게 뭐야?”
“왜 비 와?”
“엄마 어디 갔어?”
“이거 누가 만들었어?”
귀여운 질문 폭격기 시기입니다. 😄
질문이 많아진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많이 한다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주변의 사물과 현상에 관심을 갖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언어를 통해 알아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CDC에서도 만 3세 무렵 누구, 무엇, 어디, 왜와 관련된 질문을 하는 모습을 언어·의사소통 이정표 중 하나로 안내합니다.
3.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어제 엄마랑 공원 갔어.”
“아빠랑 자동차 봤어.”
처럼 자신이 경험했던 일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사건의 순서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고 중요한 부분만 짧게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성인이
“공원에서 뭐 했어?”
“그다음에는 어떻게 됐어?”
처럼 아이의 말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질문을 해주면 경험을 언어로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그림책을 보며 장면을 이야기합니다
그림책을 읽어줄 때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 인물이나 행동에 관심을 보입니다.
“강아지가 뛰어가네.”
“아기가 밥 먹어.”
처럼 그림을 보고 자신이 알고 있는 말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CDC 역시 만 3세 무렵 그림이나 책에서 일어나는 행동을 말하는 모습을 언어·의사소통 발달의 한 모습으로 제시합니다.
5. 놀이에서도 말이 중요해집니다
“나는 엄마 할 거야.”
“너는 아기 해.”
“여기 병원이야.”
친구와 역할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정하고 놀이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만 3세의 언어발달은 또래관계와 놀이발달과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 만 3세 언어지원 TIP
아이가 말했을 때 바로 질문을 연달아 하기보다 아이가 한 말을 조금 확장해서 들려주는 방법이 좋습니다.
아이:
“자동차 빨라.”
성인:
“응, 빨간 자동차가 정말 빠르게 달리고 있네.”
틀렸다고 고쳐주는 느낌보다 아이의 말을 자연스럽게 한 단계 확장해서 들려주는 것입니다.
만 4세 언어발달 특징
만 4세가 되면 단순히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이 경험한 일과 생각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1.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힘이 커집니다
“오늘 어린이집에서 뭐 했어?”
라는 질문에
“오늘 강당에서 공놀이했는데 내가 파란 공 골랐어.”
처럼 경험한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CDC에서도 만 4세 무렵 하루 동안 있었던 일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를 이야기하는 모습을 언어·의사소통 이정표로 제시합니다.
2. 질문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늘어납니다
“우산은 언제 사용하지?”
“비 올 때!”
“가위는 무엇을 할 때 쓰지?”
“종이 자를 때.”
처럼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연결해서 대답하는 모습이 늘어납니다.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것과 상대방의 질문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답하는 것은 조금 다른 능력입니다.
그래서 아이와 이야기할 때는 정답을 확인하는 질문만 반복하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질문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이야기의 내용을 기억하고 다시 표현합니다
그림책이나 동화를 들은 뒤
“토끼가 어디에 갔었지?”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었어?”
라고 물으면 기억한 내용을 자신의 말로 표현하려 합니다.
익숙한 이야기는 다음 장면을 예상하거나 등장인물의 말을 따라 하기도 합니다.
CDC에서도 만 4세 무렵 익숙한 이야기에서 다음에 일어날 일을 말하는 모습을 발달 이정표 중 하나로 안내합니다.
4. 친구와 놀이를 협의하는 말이 늘어납니다
만 3세 때
“내가 엄마 할 거야.”
였다면 만 4세가 되면서
“내가 엄마 하고 너는 아기 하면 어때?”
처럼 친구의 역할까지 생각하며 놀이를 협의하는 모습도 나타납니다.
물론 자신의 생각대로 놀이가 되지 않으면 갈등도 생깁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은 설명하기, 제안하기, 거절하기, 협의하기 같은 다양한 언어를 경험합니다.
5. 말놀이와 이야기 만들기를 즐깁니다
노래나 동요의 일부를 기억해 부르고,
익숙한 말을 재미있게 바꾸거나,
상상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언어가 단순한 의사전달 수단을 넘어 놀이 자체가 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 만 4세 언어지원 TIP
아이의 이야기를 듣다가 성인이 결론을 먼저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이는 왜 그렇게 생각했어?”
“다시 한다면 어떻게 하고 싶어?”
처럼 아이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조금 더 길게 표현할 기회를 주세요.
만 5세 언어발달 특징
만 5세가 되면 아이의 언어는 더욱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경험을 설명하고,
친구와 의견을 나누고,
자신의 생각에 이유를 붙이고,
이야기를 만들어 표현하는 모습이 더욱 풍성해집니다.
1. 이야기에 흐름이 생깁니다
만 5세 무렵에는 들었던 이야기나 자신이 상상한 이야기를 몇 가지 사건이 연결되도록 말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나무에 올라갔는데 못 내려왔어. 그래서 소방관이 와서 구해줬어.”
처럼 앞뒤 사건을 연결해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CDC에서도 만 5세의 언어·의사소통 모습 가운데 하나로 두 가지 이상의 사건이 포함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 대화를 조금 더 길게 이어갑니다
상대방이 질문하면 대답하고,
다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말에 반응하면서 대화가 이어집니다.
CDC에서도 만 5세 무렵 여러 차례 말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주요 언어·의사소통 이정표로 제시합니다.
중요한 것은 말을 많이 하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자신의 말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3. 자신의 생각에 이유를 붙이기 시작합니다
“나는 공룡이 더 좋아.”
에서
“나는 공룡이 좋아. 왜냐하면 티라노사우루스가 제일 멋있거든.”
처럼 자신의 생각과 이유를 함께 설명하는 모습이 늘어납니다.
친구와 의견이 다를 때도
“나는 이렇게 하고 싶어.”
“그건 위험할 것 같아.”
등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려 합니다.
4. 이야기의 내용을 이해하고 질문에 답합니다
그림책이나 이야기를 들은 뒤 등장인물, 사건, 결과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덧붙일 수 있습니다.
CDC에서도 만 5세 무렵 책이나 이야기를 들은 뒤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언어·의사소통 발달의 한 부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그림책 읽기는 글자를 읽는 연습에만 초점을 두기보다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는 경험도 중요합니다.
5. 글자와 말소리에 대한 관심도 넓어집니다
자신의 이름이나 주변에서 자주 보는 글자를 알아보거나 써보려는 아이가 있고, 비슷한 소리가 나는 말을 재미있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글자를 읽고 쓰는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만 5세 언어발달을 한글을 얼마나 읽고 쓰느냐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하기, 듣기, 이야기 이해, 대화, 생각 표현 등 다양한 언어 경험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만 3세·4세·5세 언어발달, 이렇게 달라집니다
| 살펴볼 모습 | 만 3세 | 만 4세 | 만 5세 |
| 대화 | 간단한 말을 주고받으며 대화 | 질문에 답하고 경험을 이야기 | 상대방과 대화를 비교적 길게 이어감 |
| 질문 | 무엇·어디·왜 등에 관심 | 이유와 방법에 대한 궁금증 확대 | 원인과 결과를 생각하며 질문 |
| 경험 이야기 | 익숙한 경험을 간단히 표현 | 하루의 경험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 | 사건을 연결해 이야기하려 함 |
| 또래 의사소통 | 놀이 중 요구와 역할 표현 | 역할과 놀이방법을 제안·협의 | 의견과 이유를 나누며 놀이를 조율 |
| 그림책 | 그림 속 행동과 장면에 관심 | 이야기 내용을 기억하고 표현 |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생각을 덧붙임 |
| 문자 관심 | 그림과 말에 관심 | 친숙한 글자에 관심이 나타날 수 있음 | 글자와 말소리에 대한 관심이 넓어짐 |
이 표 역시 아이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표가 아닙니다.
같은 연령이라도 관심과 경험, 발달 속도에 따라 모습은 다를 수 있습니다. CDC의 발달 이정표 자료 역시 표준화된 발달 선별검사를 대신하는 자료가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언어발달을 돕는 일상 속 방법
특별한 언어교재가 있어야만 언어가 발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에게 가장 풍부한 언어환경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놀이 속에 있습니다.
아이의 말을 기다려주세요
성인이 아이의 말을 예상해서 먼저 답해버리면 아이가 표현할 기회가 줄어듭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아이가 자신의 말로 표현할 시간을 주세요.
아이의 말을 자연스럽게 확장해 주세요
아이: “오늘 공원 갔어.”
성인: “오늘 엄마랑 공원에 가서 신나게 놀았구나.”
아이의 표현을 틀렸다고 지적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풍성한 문장으로 들려주는 방법입니다.
질문만 하지 말고 성인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오늘 뭐 했어?”
“누구랑 했어?”
“재미있었어?”
계속 질문만 하면 어느 순간 대화가 작은 취조실이 됩니다. 😅
성인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세요.
“선생님은 아침에 오다가 노란 꽃을 봤는데 정말 예뻤어.”
이런 이야기가 오가면서 아이는 대화는 질문에 정답을 말하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것이라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림책은 읽고 끝내지 않아도 됩니다
“누가 나왔지?”
같은 확인 질문만 하기보다
“이 친구는 지금 어떤 마음일까?”
“다음에는 무슨 일이 생길까?”
“○○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처럼 아이가 생각해서 말할 수 있는 질문도 활용해 보세요.
역할놀이를 충분히 경험하게 해 주세요
병원놀이, 가게놀이, 가족놀이, 여행놀이 등 역할놀이는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를 만들어냅니다.
아이들은 놀이하면서 요청하고, 설명하고, 협의하고, 거절하고, 다시 제안합니다.
그래서 놀이 자체가 훌륭한 언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말이 느린 것 같다면?
이 글의 연령별 특징 몇 가지와 다르다고 해서 바로 언어발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발달에는 개인차가 있고 아이마다 강점과 성장 속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이번 글에서 길게 체크하지 않겠습니다.
‘몇 개를 말해야 정상인가’를 판단하는 글이 아니라 연령에 따라 언어와 의사소통이 어떻게 풍성해지는지를 살펴보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아이의 말 이해와 표현, 대화와 같은 일상적인 의사소통에 대해 부모나 교사가 지속적으로 걱정하고 있다면 인터넷 자료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소아청소년과 등 적절한 전문가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전에 사용하던 말이나 의사소통 행동이 뚜렷하게 줄거나 사라지는 변화가 있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보세요.
언어발달은 ‘말을 잘하는 아이’를 만드는 과정이 아닙니다
만 3세에는
“이게 뭐야?”
하고 세상을 묻던 아이가,
만 4세가 되면서
“오늘 내가 이런 일이 있었어.”
하고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만 5세가 되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해. 왜냐하면…”
하고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언어발달은 단어를 하나씩 많이 외워가는 과정만이 아닙니다.
내 마음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 힘이 자라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와 이야기할 때
“이 단어 알아?”
“이건 뭐야?”
를 확인하는 것만큼
“○○이는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봐 주세요.
그리고 아이의 대답을 조금 기다려주세요.
그 짧은 대화들이 모여 아이의 언어가 됩니다.
「우리 아이 말이 늦은 걸까요?|만 3세·4세·5세 언어발달에서 살펴볼 모습」
→ 연령별 특징보다 우리 아이의 실제 의사소통 모습을 어떻게 관찰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어서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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