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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교육

어린이집 교실에서 “기다려”라는 말을 줄이면 생기는 변화|교사가 바꿔볼 수 있는 7가지 장면

by 밤별T 2026. 9. 6.

따뜻한 교실, 기다림을 줄이는 방법

“선생님, 이거 해주세요.”

“잠깐만 기다려.”

“선생님, 화장실 가고 싶어요.”

“친구 먼저 하고 가자. 조금만 기다려.”

“선생님, 저 다 했어요!”

“다른 친구들도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어린이집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면 교사도 모르는 사이 ‘기다려’, ‘잠깐만’, ‘조금만 있다가’라는 말을 참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많고 교사는 한정되어 있으니 어느 정도의 기다림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차례를 기다리는 경험도 필요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하루 동안 무엇을 얼마나 기다리고 있을까요?

친구들이 모두 모일 때까지 기다리고,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손을 씻기 위해 기다리고, 급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친구들이 활동을 끝낼 때까지 기다리고….

어쩌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과 속에 조금만 바꾸면 줄일 수 있는 기다림도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오늘은 아이에게 무조건 “기다리지 않아도 돼”라고 말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교실에서 반복되는 기다림을 들여다보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기다림과 운영 때문에 생기는 기다림을 한번 구분해보자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기다림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먼저 이것부터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아이에게 기다리는 경험은 필요합니다.

친구가 사용하고 있는 놀잇감을 갖고 싶을 때 차례를 기다리고,

친구가 이야기하고 있을 때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그네를 타기 위해 앞 친구가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는 경험은 공동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기다림이 아닙니다.

한번 생각해볼 것은 아이의 필요와 관계없이 어른의 운영 편의를 위해 반복되는 대기시간입니다.

예를 들어 모든 아이가 미술활동을 끝낼 때까지 먼저 끝난 아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어야 한다면 어떨까요?

“다 한 친구는 조용히 앉아서 기다리세요.”

교사 입장에서는 다음 활동을 한꺼번에 시작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말입니다.

하지만 먼저 끝낸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선택할 수 없는 시간이 됩니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아이를 기다리게 하면 안 될까?”

가 아니라,

“지금 이 기다림은 꼭 필요한 기다림일까?”

입니다.


장면 1. “친구들 다 올 때까지 기다리자”

아침 등원시간입니다.

일찍 온 아이들은 이미 교실에 들어왔지만 아직 오지 않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모두 모인 뒤 활동을 시작하려고 하면 먼저 온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기다리게 됩니다.

하지만 등원시간은 아이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하루의 시작부터 ‘모두가 모여야 시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등원하는 순서대로 스스로 시작할 수 있는 놀이를 준비합니다.

블록, 그림책, 끼적이기, 소꿉놀이처럼 준비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아이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놀이가 좋습니다.

교사는

“친구들 올 때까지 기다리자.”

대신

“○○이는 오늘 어떤 놀이부터 시작하고 싶어?”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같은 10분이지만 아이에게는 기다리는 시간에서 놀이를 시작하는 시간으로 달라집니다.


장면 2. “화장실 가는 친구들은 줄 서세요”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기다림이 자주 생깁니다.

한꺼번에 여러 아이를 데리고 이동하면 관리하기는 편하지만 화장실 앞에는 금세 작은 줄이 만들어집니다.

앞 친구가 손을 씻는 동안 기다리고,

또 다음 친구가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특히 어린 연령일수록 줄을 서서 오래 기다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장난을 치거나 친구와 부딪히고,

교사는 다시 말합니다.

“장난치지 말고 기다려.”

그런데 아이의 행동만 보기 전에 왜 이 공간에 여러 아이가 동시에 기다리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가능한 상황이라면 소그룹으로 이동하거나 일과 중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해봅니다.

모든 아이가 반드시 같은 순간에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지도 살펴봅니다.

그리고 화장실이 급한 아이에게는

“조금만 참아.”

보다 아이의 필요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아이에게 기다리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장면 3. “다 한 친구는 앉아서 기다리세요”

미술이나 조작활동에서 자주 만나는 장면입니다.

어떤 아이는 금방 끝냅니다.

어떤 아이는 한참 동안 이어갑니다.

그런데 다음 활동을 함께 시작하려고 하면 먼저 끝낸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다른 친구들도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이때 먼저 끝난 아이에게 다음 선택지가 있다면 어떨까요?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활동을 먼저 마친 뒤 할 수 있는 작은 선택공간을 마련합니다.

그림책을 볼 수도 있고,

완성한 작품을 조금 더 꾸밀 수도 있고,

가까운 영역에서 조용히 놀이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교사의 말도 달라집니다.

❌ “다 한 친구는 기다리세요.”

대신

✔ “먼저 끝났구나. 더 해보고 싶은 게 있어?”

✔ “이제 어떤 놀이를 하고 싶어?”

아이마다 활동에 필요한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모두 동시에 시작해서 모두 동시에 끝내는 일과’에서도 조금씩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장면 4. “친구들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자”

식사시간에도 속도 차이가 큽니다.

천천히 먹는 아이도 있고 비교적 빠르게 식사를 마치는 아이도 있습니다.

물론 식사 후 바로 뛰어다니거나 다른 친구의 식사를 방해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먼저 먹은 아이가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 다른 친구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여기서 한번 생각해봅니다

먼저 먹은 아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식사를 마친 뒤 정리하고 조용한 놀이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그림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지,

우리 반의 인원과 교사 배치 안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반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반 아이들과 현재 교사 배치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장면 5. “한 줄로 서서 기다리세요”

실외놀이를 나가기 직전.

한 아이는 신발을 다 신었습니다.

다른 아이는 아직 양말을 신고 있습니다.

또 다른 아이는 모자를 찾고 있습니다.

먼저 준비한 아이들은 문 앞에 줄을 섭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한 명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줄 전체가 흔들리고, 옆 친구와 이야기하다 몸이 부딪히기도 합니다.

교사는 어느새

“줄에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

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도 질문을 바꿔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왜 이렇게 오래 줄을 서 있어야 하지?”

줄 서는 시간을 줄여봅니다

준비 순서를 조금 나누거나,

먼저 준비한 소그룹부터 이동하거나,

신발과 외투를 준비하는 위치를 조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반드시 모든 아이가 완벽한 한 줄을 만든 뒤에야 이동해야 하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어떤 날은 아이의 행동을 지도하는 것보다 동선을 바꾸는 것이 훨씬 빠른 해결책이 되기도 합니다.


장면 6. “선생님이 해줄 때까지 기다려”

아이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교사를 찾습니다.

“선생님, 테이프 잘라주세요.”

“선생님, 이거 열어주세요.”

“선생님, 물 주세요.”

“선생님, 종이 주세요.”

교사 한 명에게 요청이 몰리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기다립니다.

그렇다면 이 장면에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환경을 한번 확인해보세요

아이가 자주 사용하는 자료가 손이 닿는 곳에 있는지,

필요한 놀잇감을 스스로 꺼낼 수 있는지,

사용한 물건을 어디에 정리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지,

교사의 도움이 꼭 필요한 것과 아이가 직접 할 수 있는 것이 구분되어 있는지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매번

“선생님, 종이 주세요.”

라고 해야 한다면,

종이를 아이가 선택해서 가져갈 수 있는 위치에 놓는 것만으로도 기다림 하나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교사의 말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환경을 바꾸는 것일 때도 있습니다.


장면 7. “잠깐만, 선생님 지금 바빠”

아마 교사가 가장 자주 하는 ‘기다려’는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한 아이의 옷을 정리해주고 있는데 다른 아이가 옵니다.

“선생님, 이것 좀 봐주세요.”

그 순간 또 다른 아이가 부릅니다.

“선생님!”

그리고 저쪽에서는 친구 사이에 작은 갈등이 시작됩니다.

교사에게 팔이 네 개쯤 있었으면 싶은 순간입니다. 😅

이런 상황에서 모든 아이의 요구를 즉시 들어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필요한 것은 ‘기다려’라는 단어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언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말해주는 것입니다.

❌ “잠깐 기다려.”

보다

✔ “선생님이 ○○이 옷을 도와주고 나서 네 이야기 들을게.”

✔ “지금 친구 이야기 듣고 있어. 끝나면 네가 먼저 이야기해줘.”

라고 말하면 아이는 자신이 무시된 것이 아니라 내 차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아이가 이유와 순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기다려’를 다른 말로 바꾸는 것만으로 충분할까요?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기다려”라는 말을

“조금만 기다려줄래?”

로 부드럽게 바꾸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말은 부드러워졌지만 아이가 여전히 15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교사의 말과 함께 일과와 환경을 같이 살펴봐야 합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아이의 행동을 바꾸기 전에 → 환경을 볼 수 있을까?

아이에게 기다리라고 하기 전에 → 일과를 조정할 수 있을까?

교사가 대신해주기 전에 →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모두 함께 움직이기 전에 → 소그룹으로 움직일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이 쌓이면 교실의 풍경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필요한 기다림과 줄일 수 있는 기다림을 구분해보세요

아이들이 생활하면서 모든 기다림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실의 기다림을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경험이 필요한 기다림

친구가 사용 중인 놀잇감의 차례를 기다리기

친구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

그네나 미끄럼틀 순서를 기다리기

친구와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기

이런 기다림에서는 아이가 차례, 관계, 배려와 공동생활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다시 살펴볼 기다림

모든 친구가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기

교사가 자료를 꺼내줄 때까지 기다리기

필요 이상으로 오래 줄 서기

모든 아이가 같은 시간에 이동하기 위해 기다리기

다음 활동 준비가 끝날 때까지 앉아서 기다리기

이런 기다림은 환경이나 일과 운영을 바꾸면 줄일 수 있는지 한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둘을 구분하면 ‘기다림은 좋다/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왜 기다리고 있는지를 보는 시선이 생깁니다.


하루 동안 ‘기다려’를 한번 세어봤습니다

교실 운영을 바꾸고 싶다면 거창한 계획부터 세우지 않아도 됩니다.

하루 동안 내가

“기다려.”

라고 말한 순간을 몇 번만 기억해보세요.

그리고 퇴근 전에 세 가지 질문만 해봅니다.

① 왜 기다려야 했을까?

안전이나 차례 때문에 필요한 기다림이었는지,

교실 운영 때문에 생긴 기다림이었는지 생각해봅니다.

② 환경을 바꾸면 줄일 수 있을까?

자료 위치, 이동 동선, 공간, 활동 순서를 살펴봅니다.

③ 아이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을까?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할지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처음부터 일과 전체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에 하나만 발견해도 충분합니다.


밤별T 교실 점검

내일 교실에서 한번 살펴보세요.

□ 먼저 끝난 아이가 다음 놀이를 선택할 수 있나요?

□ 아이가 자주 사용하는 자료를 스스로 꺼낼 수 있나요?

□ 필요 이상으로 줄 서 있는 시간이 있나요?

□ 모든 아이가 꼭 동시에 이동해야 하나요?

□ 화장실 이용을 위해 오래 기다리는 시간이 있나요?

□ 교사의 도움 없이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충분한가요?

□ 기다려야 할 때 아이에게 이유와 순서를 알려주고 있나요?

여기에서 하나라도

“이건 조금 바꿔볼 수 있겠는데?”

하는 것이 발견된다면 그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아이를 기다리게 하지 않는 교실이 목표는 아닙니다

이 글의 목표는 어린이집에서 ‘기다려’라는 말을 금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안전을 위해 기다려야 하는 순간도 있고,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경험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한번 돌아볼 것은 그 사이에 숨어 있는 불필요한 기다림입니다.

아이에게

“조금만 기다려.”

라고 말하기 전에 가끔은 교사가 먼저 질문해보는 겁니다.

“그런데 왜 기다려야 하지?”

그 질문 하나가

자료의 위치를 바꾸고,

이동방법을 바꾸고,

일과의 순서를 바꾸고,

교사의 말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기다려”가 줄어들자 교사의 말도 달라졌습니다

“기다려.”

대신

“어떤 것부터 해보고 싶어?”

“다른 친구들도 끝날 때까지 있어.”

대신

“먼저 끝났구나. 이제 무엇을 하고 싶어?”

“선생님이 해줄 때까지 기다려.”

대신

“이건 네가 먼저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잠깐만.”

대신

“친구를 도와준 다음에 네 이야기를 들을게.”

교사의 말이 달라진 이유는 말을 예쁘게 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사람에서 자신의 하루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의 하루는 여러 아이가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기다림을 없애려고 애쓰기보다,

내일 딱 한 장면만 찾아보세요.

“이 기다림은 꼭 필요할까?”

그 작은 질문에서 영유아 중심의 일과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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