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주 수요일에는 체험학습 있습니다.”
“각 반 준비물 확인해 주세요.”
“부모님께 안내문 보내주시고요.”
“이번 달 서류도 금요일까지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이야기할 것 있으세요?”
잠깐 조용해집니다.
“없으면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할게요.”
분명 교사회의를 했습니다.
일정도 전달받았고 해야 할 일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난 뒤 생각해 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우리는 오늘 무엇을 ‘회의’ 한 걸까요?
아이들이 요즘 어떤 놀이에 푹 빠져 있는지, 반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교사 혼자 해결하기 어려웠던 상황은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정작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회의가 끝나는 날도 있습니다.
물론 어린이집에서는 전달해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행사도 있고, 제출해야 할 서류도 있고, 일정도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전달사항이 교사회의의 중요한 부분인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전달만 하는 시간과 함께 생각하는 시간은 조금 다릅니다.
오늘은 회의록을 예쁘게 작성하는 방법보다 먼저, 우리 어린이집 교사회의에서 한번 꺼내보면 좋은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왜 교사회의는 자꾸 전달회의가 될까요?
어린이집 교사들이 이야기할 내용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일지도 모릅니다.
하루에도 이야기하고 싶은 상황은 수없이 생깁니다.
“요즘 ○○가 친구 놀이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데 자꾸 장난감을 가져가요.”
“블록놀이가 계속 길어지고 있는데 공간을 조금 더 넓혀주면 좋을 것 같아요.”
“실외놀이 나갈 때 두 반이 겹치니까 복도가 너무 복잡해요.”
“부모님께서 계속 같은 부분을 걱정하시는데 어떻게 설명드리면 좋을까요?”
하지만 막상 회의가 시작되면 당장 처리해야 하는 일정과 업무가 먼저 나옵니다.
그러다 보면 정작 보육에 관한 이야기는 ‘시간이 남으면 하는 이야기’가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회의 안건을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 먼저 질문을 바꿔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질문 1
“요즘 우리 반 아이들은 무엇에 가장 오래 머물고 있나요?”
교사회의에서 한번쯤 가장 먼저 꺼내봤으면 하는 질문입니다.
“이번 주 활동 뭐 했어요?”
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요즘 무엇에 관심을 보이고 있나요?”
입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이야기는 꽤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만 3세 반 교사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해볼까요?
“요즘 아이들이 자동차를 계속 줄 세워요. 처음에는 그냥 자동차놀이인 줄 알았는데 어제는 블록으로 주차장까지 만들더라고요.”
그러면 다른 교사가 이야기를 보탤 수 있습니다.
“우리 반은 테이프로 길 만들어줬더니 도로놀이가 길어졌어요.”
또 다른 교사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큰 상자를 하나 줘도 재미있겠네요. 세차장처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교사 한 명의 관찰이 여러 교사의 놀이 지원 아이디어로 바뀝니다.
이런 대화가 바로 교사회의에서 나눌 수 있는 보육과정 이야기입니다.
회의에서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번 주 우리 반에서 제일 오래 이어진 놀이는 뭐였어요?”
“아이들이 예상과 다르게 사용한 놀잇감이 있었나요?”
“조금 더 지원해주고 싶은 놀이가 있나요?”
거창한 발표자료는 없어도 됩니다.
교사 한 명당 최근 기억나는 놀이 장면 하나면 충분합니다.
질문 2
“요즘 혼자 고민하고 있는 아이가 있나요?”
어린이집 교사는 하루 동안 수많은 판단을 합니다.
그중에는 쉽게 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도 있습니다.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하지만 자꾸 갈등이 생기는 아이,
등원할 때마다 울지만 교실에 들어오면 잘 노는 아이,
점심시간마다 특정 음식 때문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
놀이에는 관심이 있지만 친구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어려워하는 아이.
이런 상황을 교사가 혼자 오래 고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교사회의에서 아이 이야기를 나눌 때는 한 가지 조심할 부분이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는 원래 고집이 세요.”
보다
“○○가 친구 놀이에 참여하고 싶을 때 장난감을 먼저 가져가는 모습이 자주 보여요.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라고 이야기하면 방향이 달라집니다.
첫 번째는 아이를 설명하는 말이고,
두 번째는 교사가 지원방법을 찾기 위한 말입니다.
회의에서는 이렇게 바꿔보세요
아이의 행동 → 상황 → 교사의 고민 → 함께 찾아볼 지원
예를 들면,
“정리시간이 되면 ○○가 계속 놀이를 이어가려고 해요.”
에서 끝내지 않고,
“놀이를 충분히 마무리할 시간을 미리 알려주면 어떨까요?”
“만들던 것을 보관할 공간을 만들어보면요?”
처럼 여러 방법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교사회의가 ‘문제 있는 아이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를 어떻게 지원할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는 겁니다.
질문 3
“교사가 요즘 가장 불편한 것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교사회의니까 아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지만,
교사가 불편한 운영은 결국 아이들의 일과에도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실외놀이 나갈 때 두 반이 동시에 준비하니까 복도가 너무 복잡해요.”
그렇다면 이건 단순한 교사의 불편함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좁은 공간에서 기다려야 하고,
교사는 여러 아이를 동시에 살펴야 하며,
이동 중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회의에서는 해결방법을 함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외놀이 출발시간을 5분 조정해 보기
신발을 신는 공간을 나누어보기
이동할 때 교사 역할을 다시 정해 보기
작은 운영 하나가 바뀌었는데 아이들의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도 회의 안건이 됩니다
- 두 반의 공용공간 사용시간이 자주 겹친다.
- 행사 준비업무가 특정 교사에게 몰린다.
- 낮잠을 자지 않는 아이들의 공간이 부족하다.
- 실외놀이 준비 과정이 너무 길어진다.
- 공용교구를 사용할 때마다 찾기 어렵다.
- 부모 전달사항이 교사마다 다르게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는 거창한 교육을 받아야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불편함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사람은 그 공간에서 매일 생활하는 교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질문 4
“부모와 소통하면서 함께 이야기해 볼 내용이 있었나요?”
부모님과 나눈 모든 이야기를 교사회의에 가져올 필요는 없습니다.
개별 가정의 사적인 내용 역시 불필요하게 공유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교직원이 같은 방향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는 내용은 함께 논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부모님이
“요즘 낮잠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라고 묻고 있다면,
교사마다 서로 다른 설명을 하기보다 현재 어린이집의 운영을 함께 확인해 둘 수 있습니다.
또 부모님이 특정 상황에 대해 반복적으로 문의하고 있다면
누가 맞고 틀렸는지를 판단하는 것보다 무엇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세요
❌ “그 부모님은 왜 그러신대요?”
보다
✔ “어떤 부분을 궁금해하시는 걸까요?”
✔ “우리가 추가로 설명드려야 할 내용이 있을까요?”
✔ “교사들이 공통적으로 안내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부모 이야기가 부모 평가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질문 5
“그래서 오늘 이야기한 것 중 무엇을 바꿔볼까요?”
아마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합니다.
회의에서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일주일 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면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서 회의 마지막에는 새로운 이야기를 더 꺼내기보다 오늘 결정한 내용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복잡하게 작성할 필요도 없습니다.
딱 세 가지면 됩니다.
무엇을? / 누가? / 언제 확인할까?
예를 들어,
| 오늘 결정한 내용 | 담당 | 다시 확인 |
| 실외놀이 출발시간 조정 | 만 3세반 | 다음 주 회의 |
| 자연물 놀이자료 추가 | 각 반 | 금요일 |
| 부모 안내내용 정리 | 담당교사 | 안내 전 |
| 공용교구 위치 재정리 | 전체교사 | 이번 주 |
이렇게 남겨두면 다음 회의가 시작될 때도 편합니다.
“지난번에 실외놀이 시간을 조정해 보기로 했는데 어땠어요?”
여기에서 다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회의 → 실행 → 확인 → 다시 조정
회의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전달사항은 그럼 하지 말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전달사항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정, 행사, 안전, 제출서류, 교육, 부모 안내 등 교직원이 함께 알아야 하는 정보가 많습니다.
다만 전달사항과 논의사항을 조금 구분해 보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회의를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 오늘의 전달
- 다음 주 일정
- 제출서류
- 행사 준비
- 교육 일정
🌱 오늘의 함께 생각할 것
- 요즘 아이들의 놀이
- 함께 지원방법을 고민할 영유아
- 일과 운영에서 불편한 부분
- 부모소통에서 함께 확인할 내용
✔ 오늘 결정한 것
- 무엇을 바꿀지
- 누가 할지
- 언제 다시 확인할지
이 세 부분만 구분해도 회의 분위기가 꽤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의시간이 길어질까 걱정된다면
여기까지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저걸 언제 다 이야기해요?”
맞습니다.
다섯 질문을 매번 전부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러면 교사회의가 두 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 😅
이번 주에는
아이들의 놀이 하나 + 운영상 어려움 하나
다음 회의에는
영유아 지원 하나 + 부모소통 하나
이런 식으로 선택해도 됩니다.
교사 한 명이 긴 발표를 하는 방식보다 짧은 실제 사례 하나를 꺼내 함께 생각하는 방식이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교사회의에서 100가지 안건보다 먼저 필요한 것
회의 안건을 검색하면 정말 많은 주제가 나옵니다.
안전교육,
행사,
보육과정,
부모상담,
평가,
교사교육,
환경구성….
물론 이런 안건 목록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안건이 많다고 좋은 회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번의 회의에서
아이 이야기 하나.
교사가 어려워하는 것 하나.
우리 어린이집에서 바꿔볼 것 하나.
이 세 가지라도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 회의는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밤별 T가 추천하는 20분 교사회의
회의시간이 길지 않다면 이런 구성도 한번 활용해 보세요.
5분 | 전달사항
이번 주 일정과 꼭 필요한 업무만 확인합니다.
5분 | 우리 반 이야기
한 반 또는 한 교사가 최근 놀이·영유아 지원 사례 하나를 공유합니다.
5분 | 함께 고민하기
교사들이 의견과 지원방법을 짧게 나눕니다.
5분 | 결정하기
오늘 바꿔볼 것, 담당자, 다시 확인할 시점을 정합니다.
이렇게 하면 회의가 단순히
“해야 할 일을 전달받는 시간”
에서
“우리 어린이집의 보육을 함께 생각하는 시간”
으로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의록보다 먼저 남겨야 할 것은 ‘결정’입니다
회의가 끝난 뒤 회의록을 작성하다 보면 회의에서 나온 모든 말을 길게 기록하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나중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하기로 했지?
입니다.
따라서 회의록을 작성할 때도
논의내용 → 결정사항 → 담당 → 확인시점
이 분명하게 보이도록 정리해 두면 다음 업무와 연결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어린이집 교사회의록, AI로 쉽고 정확하게 작성하는 방법」
다음 교사회의에서는 질문 하나만 바꿔보세요
다음 회의에서 모든 방식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처럼 전달사항을 이야기하고,
마지막에 늘 하던
“또 전달할 것 있으세요?”
대신 딱 하나만 물어보세요.
“요즘 반에서 선생님 혼자 고민하고 있는 게 하나 있나요?”
아니면
“이번 주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했던 놀이는 뭐였어요?”
처음에는 잠깐 조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한 장면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다른 교사의 경험이 붙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 어린이집에 필요한 다음 지원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교사회의는 꼭 거창한 안건이 있어야 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매일 각자의 교실에서 발견한 작은 이야기를 한 곳에 모으는 것.
어쩌면 거기에서부터 좋은 회의가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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