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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자료

만 3세 친구와 싸운 뒤 꼭 "미안해"라고 해야 할까?|억지 화해보다 중요한 교사의 지원

by 밤별T 2026. 8. 15.

만 3세 친구 갈등 후 꼭 사과를 시켜야 할까요? "미안해"라는 말보다 먼저 살펴야 할 아이의 감정과 상황, 피해를 받은 아이의 지원, 갈등 해결을 돕는 교사의 실제 언어를 정리했습니다.

바닥에 자동차 두 대와 블록이 가까이 놓여 있고 한쪽 블록 일부가 무너진 장면.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해야지."

아이는 입을 꾹 다뭅니다.

"친구 밀었잖아. 미안하다고 해야지."

한참 뒤 아이가 친구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합니다.

"미안해."

교사는 두 아이가 화해했다고 생각하고 다시 놀이를 시작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5분쯤 지나 같은 자동차를 두고 다시 목소리가 커집니다.

사과는 했는데 갈등은 정말 해결된 걸까요?

만 3세 교실에서는 이런 장면을 자주 만납니다.

장난감을 먼저 사용하고 싶어서 잡아당기기도 하고, 친구가 만든 블록을 건드렸다며 화를 내기도 합니다. 놀이에 끼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친구의 놀잇감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교사는 갈등을 빨리 끝내기 위해 "미안하다고 해.", "사이좋게 놀아야지."라는 말을 사용하기 쉽습니다.

물론 사과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기도 전에 '미안해'라는 말을 하는 것​과 자신의 행동이 친구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가며 관계를 다시 이어 보는 것은 조금 다른 과정입니다.

오늘은 그 사이에서 교사가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만 3세에게 친구 갈등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친구와 잘 지내던 아이가 갑자기 자동차를 빼앗습니다.

블록을 함께 만들다가 친구가 자리를 바꾸자 "안 돼!"라고 소리칩니다.

친구가 놀이에 들어오려고 하면 "하지 마!"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만 보고

"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은가?"

"사회성이 부족한가?"

라고 바로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 3세는 또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함께 놀이하는 경험도 늘어나지만 자신의 요구와 친구의 요구가 항상 같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관계가 많아지면서 갈등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갈등 자체보다 갈등이 일어났을 때 아이가 어떻게 반응하고, 교사의 도움을 받아 어떤 방법을 경험하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갈등이 생기면 누가 잘못했는지부터 찾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한 대를 두고 두 아이가 잡아당기고 있습니다.

교사가 다가가자 한 아이가 말합니다.

"내가 먼저 했어!"

다른 아이는 말합니다.

"나도 하고 싶었어!"

이때 바로

"친구가 먼저 했으니까 네가 미안하다고 해."

라고 정리하면 상황은 빨리 끝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왜 자동차를 잡았는지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먼저 상황을 짧게 확인합니다.

"두 친구가 이 자동차를 같이 잡고 있구나."

"○○이는 먼저 가지고 놀고 있었고, △△이도 자동차가 필요했구나."

교사가 판사가 되어 잘잘못부터 결정하기보다 아이들에게 지금 벌어진 상황을 언어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3. 다친 아이가 있다면 먼저 그 아이를 살핍니다

갈등 과정에서 친구를 밀거나 때리는 행동이 있었다면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우선 행동을 멈추고 다친 아이를 살펴야 합니다.

"밀면 친구가 다칠 수 있어. 선생님이 멈출게."

그리고 다친 아이에게 먼저 갑니다.

"넘어졌구나. 어디가 아픈지 선생님이 볼게."

이때 밀었던 아이에게 즉시

"빨리 미안하다고 해."

라고 요구하는 것보다 먼저 안전과 피해를 받은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과를 받아내는 것보다 다친 아이를 보호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4. 행동은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아이의 감정을 이해해 주는 것과 모든 행동을 허용하는 것은 다릅니다.

자동차가 갖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를 밀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나누어 말합니다.

"자동차를 하고 싶었구나."

그리고

"그렇지만 친구를 밀면 다칠 수 있어."

아이의 마음과 행동의 한계를 동시에 알려주는 것입니다.

"나쁜 행동이야."

보다는 어떤 행동이 왜 어려운지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편이 아이가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5. "친구 마음이 어땠을까?"가 항상 쉬운 질문은 아닙니다

갈등 직후 아이에게

"친구 마음이 어땠을 것 같아?"

라고 물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대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자신의 화난 마음도 정리되지 않았는데 상대방의 마음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교사가 먼저 보이는 상황을 말해줄 수 있습니다.

"친구가 넘어져서 울고 있네."

"친구가 만들던 블록이 무너져서 속상한가 봐."

그리고 조금 기다립니다.

아이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질문보다 친구에게 어떤 일이 생겼는지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돕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6. 사과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다음에는 어떻게 할까?'

갈등 상황에서 아이가 배워야 하는 것은 "미안해"라는 한 단어만이 아닙니다.

같은 상황이 다시 생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필요합니다.

자동차가 갖고 싶었다면

"나도 하고 싶어."

"다 하고 나면 빌려줘."

라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놀이에 끼고 싶었다면

"나도 같이 해도 돼?"

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블록을 건드려 화가 났다면

"내가 만들고 있었어."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교사가 상황에 맞는 말을 알려주고 아이가 실제 관계 속에서 사용해 볼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두 갈래 길의 장난감 자동차들

7. 그렇다면 "미안해"는 언제 말할까요?

사과를 시키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에게 자신의 행동으로 친구가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관계를 다시 이어가는 방법 중 하나로 사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빨리 미안하다고 해."

에서 끝내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의 블록을 무너뜨렸다면

"친구가 만들던 블록이 무너졌네.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

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다시 해줄래."

라고 할 수도 있고,

블록을 다시 가져다줄 수도 있고,

"미안해."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이 사과 한마디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8. 아이가 끝까지 사과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이때 교사가 난감해집니다.

친구는 울고 있는데 다른 아이는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할 때까지 여기 있어."

라고 하면 사과가 벌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먼저 아이가 상황을 진정할 시간을 줍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까 친구가 넘어졌던 것 기억나?"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아이가 여전히 말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특정 문장을 따라 하게 하기보다 다른 방법으로 관계를 회복하도록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너뜨린 블록을 다시 가져다주거나, 함께 정리하거나, 놀이를 다시 이어갈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 입에서 정확히 세 글자 "미안해"가 나왔는지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 이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경험하는 것입니다.


9. 피해를 받은 아이에게도 무조건 "괜찮아"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사과시키는 장면에서 또 하나 자주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친구가 미안하다고 했으니까 괜찮다고 해."

하지만 아직 속상한 아이에게 바로 괜찮다고 말하도록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속상하구나."

라고 마음을 인정해 줄 수 있습니다.

친구가 사과했다고 해서 즉시 기분이 좋아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떨어져 있고 싶을 수도 있고 다른 놀이를 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관계 회복에도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10. 같은 갈등이 반복된다면 '사과를 안 하는 아이'보다 상황을 봅니다

매일 자동차 때문에 다툰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왜 매일 친구와 싸울까?"

만 볼 것이 아니라 놀이환경도 함께 살펴봅니다.

  • 특정 자동차에 관심이 집중되는가?
  • 비슷한 놀잇감이 부족한가?
  • 놀이공간이 너무 좁은가?
  • 특정 시간대에 갈등이 많이 발생하는가?
  • 놀이에 참여하는 방법을 어려워하는가?
  • 말로 요구를 표현하기 전에 행동이 먼저 나오는가?

갈등이 반복된다면 아이만 바꾸려고 하기보다 갈등이 반복되는 환경과 상황도 함께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인기 있는 자동차 한 대 때문에 매일 갈등이 생긴다면 비슷한 자동차를 추가하거나 자동차 놀이공간을 넓히는 것만으로 갈등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11. 갈등도 좋은 관찰 장면이 됩니다

친구와 갈등하는 순간에는 아이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타납니다.

교사는 이런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요구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말로 표현하는지 행동이 먼저 나타나는지 살펴봅니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가?

친구가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봅니다.

교사의 도움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교사의 중재 후 다른 방법을 시도하는지도 볼 수 있습니다.

갈등 이후 놀이가 어떻게 이어지는가?

다시 같은 친구와 놀이하는지, 다른 놀이를 선택하는지도 의미 있는 장면입니다.

한 번의 갈등으로 아이의 사회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2. 부모에게는 어떻게 이야기할까요?

부모상담에서

"요즘 친구와 자꾸 싸워요."

라고만 전달하면 부모는 걱정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갈등 자체와 함께 아이의 반응과 교사의 지원 과정을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자동차 놀이에서 친구와 같은 놀잇감을 원하면서 갈등이 몇 차례 있었어요. 처음에는 자동차를 바로 잡는 모습이 있었는데 교사가 '나도 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최근에는 친구에게 말로 요청해 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어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부모는 단순히 '친구와 싸우는 아이'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다른 방법을 배우고 있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복적인 공격행동이나 안전 문제가 있다면 실제 상황과 지원내용을 구체적으로 공유해야 합니다.


13. 교사의 말을 조금 바꿔본다면

❌ "친구한테 빨리 미안하다고 해."

⭕ "친구가 넘어졌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같이 볼까?"


❌ "친구 물건 뺏으면 나쁜 행동이야."

⭕ "자동차를 하고 싶었구나. 친구가 사용하고 있을 때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 "친구 마음이 어땠을 것 같아?"

⭕ "블록이 무너져서 친구가 울고 있네."


❌ "미안하다고 했으니까 이제 사이좋게 놀아."

⭕ "다시 같이 놀고 싶은지, 조금 떨어져 있고 싶은지 생각해 봐도 돼."

교사의 말이 길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갈등이 일어난 순간에는 오히려 짧고 구체적인 말이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두 아이의 손만 보이고 가운데 블록을 함께 놓는 모습

14. 결국 교사가 가르치고 싶은 것은

만 3세 교실에서 갈등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인 목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친구와 함께 놀이하기 시작하면 서로 원하는 것이 달라지는 순간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중요한 것은 그때마다 어른이 정답을 대신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조금씩 경험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방법.

친구도 다른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

화가 나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 있다는 것.

갈등이 생겨도 다시 관계를 이어갈 방법이 있다는 것.

"미안해"는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상황을 이해하기도 전에 입 밖으로 꺼내는 세 글자가 갈등 해결의 전부는 아닙니다.

사과를 받는 순간보다 그전과 후를 조금 더 오래 바라보면 아이들이 관계를 배워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친구와 다툰 두 아이 앞에서

"누가 먼저 미안하다고 해야 하지?"

보다 먼저 이런 질문을 해보게 됩니다.

"이 아이들이 이번 갈등을 통해 어떤 방법을 하나 더 경험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서 교사의 지원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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